1000만명 본 '버닝썬' 다큐…BBC처럼 못한 한국 언론의 3가지 잘못 (hankookilbo.com)
1000만 명 본 '버닝썬' 다큐…BBC처럼 못한 한국언론의 3가지 잘못 | 한국일보
“이 다큐가 한국 언론이 아닌 BBC에서 나왔다는 게 참 비극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유튜브 채널 ‘BBC 뉴스 코리아’에서 공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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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기사 중 가장 좋았다. '해외보도연구회'에서 퓰리처상 수상작을 공부하면서 한 이슈를 장기간 취재할 수 있는 미국 언론 환경이 부러웠는데, BBC의 '버닝썬' 다큐 역시 1시간 분량을 3년 동안 만들었다고 한다. BBC 다큐의 반향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한국 언론과의 비교를 통해 자성해 본 한국일보의 기사 역시 좋았다. 생각해 볼 점이 많았다. 언젠가 사회부에서 일하게 될 날이 올까. 기회가 꼭 왔으면 좋겠는데. 기자 할수록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정리하고 저장해둔다.
-가해자들이 구속됐다고 사건이 마무리된 게 아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졌다고 사건도 끝난 건 아니다.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하자.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하지 않으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BBC 다큐가 정준영 출소 후 공개됐다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다. '끝났다' 생각할 때 다시 취재하자.
-가해자의 행위가 아니라 피해자의 목소리, 처벌, 재발방지 등에 초점을 맞추자.
-한국 기자 대부분이 당일 기사 작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한계는 있다. 그래도 혼자서라도 시간을 내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당시 한국 언론은 이 사건을 '연예인 범죄', '마약 범죄'로 주로 접근했고, 가해자들의 가해 행위에 초점을 맞춘 자극적인 보도가 많았다. BBC의 시선은 달랐다. 이 복잡한 일들이 모두 여성들에 대한 참혹한 성범죄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큐 제작진은 성범죄 피해자의 목소리와 취재 과정에서 괴롭힘 피해자가 된 기자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관점이 달라지자 가수 고 구하라가 가해자들과 경찰의 유착관계 규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고, 가해자들이 턱없이 낮은 처벌을 받았다는 것도 선명히 드러났다. 다큐는 또 '버닝썬' 사건 3년 전인 2016년 발생한 정준영의 성폭력 피소 무마 과정까지 조망하며 한국 사회가 얼마나 오래 성범죄에 무감했는지 보여줬다. 또 강남 클럽에서는 아직도 '버닝썬' 방식의 성착취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홍지아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BBC 다큐는 말하고 한국 언론은 말하지 않은 것들을 비교해 보면, 한국 언론이 어떤 것을 중요시하며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지가 보인다"며 "한국 언론은 성범죄를 다룰 때 가해자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고 처벌, 재발 방지 등 구조적인 문제에는 관심이 적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당시에는 경쟁적으로 취재하지만 가해자 구속 등으로 사건이 잦아든 뒤엔 거의 다루지 않는 한국 언론의 관행과는 대조적이다.
"언론계는 다른 업계보다 훨씬 보수적이며 기득권 남성 중심 시각이 고착돼 있다. 기사 아이템 결정 등 주요 의사 결정 구조와 조직 문화가 성평등하게 바뀌어야 성범죄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보도, 피해자 중심의 보도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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