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단순한 열정/아니 에르노

러빙빈센트 2024. 4. 28. 21:16

잊어야 한다는 마음. 익숙한 불행의 고통.

-가령,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포옹할 때 눈을 지그시 감는다"라는 구절을 읽으면, A가 나를 안을 때 그렇게 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여름에 파도바에서 성 안토니우스의 무덤 위에 소원을 적은 종이나 손수건을 올려놓고 기도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 나도 이 사진을 놓고 그 사람이 돌아와주기를 간절히 기원했었다. 그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